아주 잠깐이었지만
대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
아름답게 죽는 것이었다
소란하되 소란하지 않고
황홀하되 황홀하지 않고
윤슬이 사는 생애란 눈 깜짝할 사이만큼 짧은 것이지만
그 사이에 반짝이는 힘은
늙은 벌레가 되어가는 나를 번개처럼 때렸다
바람에 팔락이는 나뭇잎처럼
비늘 조각 하나 남기지 않고 사라지는 윤슬의 얼굴
너무 장엄해
나는 눈을 감을 수 없었다
아주 잠깐이었지만
대천 앞바다에서 윤슬을 바라보다가 깨달은 일은
아름답게 사는 일이었다
아름다운 얼굴 - 맹문재