본문 바로가기

詩가 있는 풍경

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

 

사랑하는 마음
내게 있어도
사랑했다는 말
차마 건네지 못하고 삽니다
사랑한다는 그 말 끝까지
감당할 수 없기 때문에

​모진 마음
내게 있어도
모진 말
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
나도 모진 말 남들한테 들으면
오래 오래 잊혀지지 않기 때문에

​외롭고 슬픈 마음
내게 있어도
외롭고 슬프다는 말
차마 하지 못하고 삽니다
외롭고 슬픈 말 남들한테 들으면
나도 덩달아 외롭고 슬퍼지기 때문에

​사랑하는 마음을 아끼며
삽니다
모진 마음을 달래며
삽니다
될수록 외롭고 슬픈 마음을
숨기며 삽니다

사랑하는 마음 내게 있어도 - 나태주(충남 서천/1945~)

'詩가 있는 풍경' 카테고리의 다른 글

저무는 바다를 머리맡에 두고  (1) 2022.11.19
나는 내 꿈대로 살겠다..  (8) 2022.10.26
그림자  (0) 2020.11.06
혼자서  (0) 2020.11.02
어쩌란 말이냐~!  (0) 2020.10.30