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詩가 있는 풍경

겨울바다 #2





내 쓸모없는 생각들이 모두
겨울바다 속으로 침몰해 버리면
얼마나 좋을까


누구도 용서할 수 없는 마음일 때
바다를 본다


누구도 사랑하기 어려운 마음일 때
기도가 되지 않는 답답한 때
아무도 이해 못 받는
혼자임을 느낄 때
나는 바다를 본다


참 아름다운 바다빛
하늘빛
하느님의 빛
그 푸르디푸른 빛을 보면
누군가에게 꼭 편지를 쓰고 싶다


사랑이 길게 물 흐르는 바다에
나는 모든 사람들을 초대하고 싶다

(이해인·수녀 시인, 1945-)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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