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詩가 있는 풍경

들꽃에게..

 

 

 


어디에서 피어
언제 지든지
너는 들꽃이다.

 

내가 너에게 보내는 그리움은
오히려 너를 시들게 할 뿐,
너는 그저 논두렁 길가에
피었다 지면 그만이다.

 

인간이 살아, 살면서 맺는
숱한 인연의 매듭들을
이제는 풀면서 살아야겠다.


들꽃처럼 소리 소문없이
보이지 않는 곳에서
피었다 지면 그만이다.

 

한 하늘 아래
너와 나는 살아있다.
그것만으로도 아직은 살 수 있고
나에게 허여된 시간을
그래도 열심히 살아야 한다.


그냥 피었다 지면
그만일 들꽃이지만
홀씨를 날릴 강한 바람을
아직은 기다려야 한다.

 

 

 

들꽃에게 - 서정윤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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