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접사 1 (草. 木. 花)

병꽃나무

분류   인동과
학명    Weigela subsessilis


봄날의 햇살이 차츰 따가워지고 온 산이 초록 옷으로 갈아입을 즈음, 
대체로 5월 초가 되면 병꽃나무와의 만남이 이루어진다. 
산 아래에서부터 거의 꼭대기까지 햇빛이 잘 드는 곳이면 어디에서든 흔히 만날 수 있다. 
그렇다고 자람 터가 까다로운 것은 아니다. 
큰 나무 밑에서 햇빛이 조금 부족하여도, 땅이 메마르고 척박하여도 크게 개의치 않는다.

 

꽃 모양은 길쭉한 깔때기 모양으로 손가락 길이 정도이고 아래로 매달려 있다. 
그 모습이 마치 우리 선조들이 사용하던 백자 병이나 청자 병처럼 생겼다고 하여 병꽃나무란 이름이 붙여졌다. 
특히 꽃이 피기 직전의 꽃봉오리는 영락없는 병모양이다.

 

꽃은 전체적으로 보드라운 털로 덮여 있다. 
그래서 《물명고》에 실린 옛 이름은 비단을 두른 것처럼 아름다운 꽃이란 뜻의 금대화(錦帶花)이며 중국 이름도 같다. 
일제 초기 학명을 붙이고 식물 이름을 정비하면서 병꽃나무란 새로운 이름을 얻은 것으로 보인다.

 

꽃은 잎이 난 다음에 피는데, 꽃송이가 많고 독특한 모양새에 처음에는 황록색을 띤다. 
꽃잎의 앞면과 뒷면이 색깔이 다른 경우가 많고 오래되면 붉은색으로 변한다. 
꽃마다 피는 시기가 약간씩 다르므로 한 나무에 두 가지 색깔의 꽃을 같이 볼 수 있다. 
또 꽃이 적어도 2주 이상 오래 피어 있기 때문에 사람들의 눈길을 끌기에 충분하다. 
다만 아직은 산속의 수줍은 미인일 뿐 정원수 미인대회에서는 한 번도 뽑힌 적이 없다. 
외국 수입 정원수에 익숙해진 사람들은 
병꽃나무와 같은 우리 나무들을 몰라 주지만 언젠가는 각광을 받는 날이 올 것이다. 
거기다 병꽃나무는 우리나라 특산 꽃나무다. 
지금이야 산을 오르는 사람들만이 겨우 알아줄 뿐이지만 말이다.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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