'자마구'라는 말이 생소해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
'곡식의 꽃가루'를 일컫는 말 이라고 힌다.
그러나 농촌에선 흔히벼꽃을 일러 자마구라 한다.
벼에도 분명 꽃이 핀다.
꽃이 피니 꽃가루도 있다.
벼도 수분이 이루어져야 낟알이 생기니까.
쌀알 하나하나는 모두 수분이 이루어져 영근 결과다.
한 낮에 벼이삭을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벼꽃과 자마구를 확인할 수 있다.
쌀알의 껍질이 될 아래위의 껍질이 하늘을 향해 입을 벌리고
그 사이에 가느다란 대가 나와 꽃가루가 달려있다.
쌀알의 껍질이 꽃잎이고, 꽃가루가 바로 자마구이다.
이들 껍질은 일정 온도가 되어야 벌어진다.
아침저녁이나 비가오는 날에는 입을 굳게 다문다.
날씨가 화창한 한 낮에 입을 벌리고 꽃가루 받을 준비를 한다.
그렇다고 수분이 이루어질 때까지 계속 꽃잎을 여는 것은 아니다.
농부들의 말에 의하면, 아홉 번에서 열 번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.
그 사이에 수분이 이루어져야 쌀알로 성장하고,
그렇지 않으면 그 낟알은 빈 쭉정이가 된다.
그래서 이삭이 피는 시기에 비가 잦던가,
기온이 떨어질 경우 수분이 이루어지는 확률이 떨어지고,
그 결과 수확량도 줄어든다.
흔히 대중가요에서 꽃 중의 꽃이 무궁화라고 노래하지만,
농부에게 있어 꽃 중의 꽃은 누가 뭐라해도 벼꽃이고 자마구이다.
자마구가 피는 시기에 농부들은 아예 들판에 들어가지 않는다.
자마구가 떨어져 버릴까 염려되어서다.
이 시기에 메뚜기를 잡으러 논가운데로 들어갔다가는
자미구 떨어진다고 불호령이 내린다.
한 톨의 곡식이라도 더 생산하고자 하는 바램 때문이다.
참 어렵던 시절이었는데 그래도 그 시절의 순박한 인심들을
지금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가 어렵다.
자마구가 가득달린 벼이삭들을 보며
그 가난한 시절의 모든것들이 오히려 사무치게 그리워지는것은 나 혼자 뿐일까?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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